홋카이도 맥주공장 투어 비교

홋카이도 맥주공장 투어 비교
Photo by yeoul Shin / Unsplash

홋카이도에 짧게 놀러 갔다 왔다. 친구를 만나서 보드를 타는게 주된 목적이었지만, 하루 날을 잡고 이전에 홋카이도를 방문 했을 때 하지 못했던 기린과 삿포로 맥주 공장 투어를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혼자 갔다 왔다. 두 공장 모두 삿포로 보다는 공항이 있는 치토세에서 가깝기 때문에, 삿포로까지 가기 전에 하루 치토세에 묶으며 다녀오면 좋다.


# 기린공장

기린은 사실 본사가 요코하마에 있기 때문에 딱히 홋카이도를 대표 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홋카이도에 있는 치토세 공장에서는 주력으로 밀고 있는 이치방시보리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기린 공장 입구

투어를 하기 위해서는 예약 필수. 방문 예정일의 3일전까지인가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예약이 가능하다. 급하게 예약을 하는거라면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자리만 있으면 전화로 당일 예약도 어느정도 가능 할 수 있다.
가장 가까운 전철역에서 도보 10분 정도면 도착한다.
비용은 500엔. 현지에 도착해서 자판기로 입장권을 사는 시스템이다.
투어 시간은 대략 한시간 반.

홉이랑 맥아. 맥아는 시식도 시켜주는데 고소해서 바로 안주로 먹어도 될 것 같았다.

투어는 전반적으로 이치방시보리가 다른 맥주와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메인으로 설명해준다. 맥주를 만들 때 맥아에서 맥즙을 짜내는데, 두번 정도 짜낸다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비용의 문제 때문에 첫번째 짜낸 것과 두번째 짜낸 맥즙을 섞어서 쓴다는데, 이치방시보리는 첫번째로 짠 맥즙만을 사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더 맛있다는 설명. 한번만 짜낸 맥즙과 섞은 맥즙의 시음도 시켜주는데, 확실히 한번만 짜낸 맥즙은 달달한 맛이 강했다. 비유하자면 보리로 만든 식혜 같은 맛.

공장 시설

공장 시설 내부도 보여주긴 하는데, 실제로 라인이 가동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매일 가동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방문한 시간과 가동 시간이 운 좋게 겹쳐야만 가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건 조금 아쉬운 부분.

공장에서 바로 나온 맥주

투어가 끝나고 나면 시음하는 시간이 있다. 글라스도 이치방시보리를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글라스라고 한다. 원한다면 매점에서 구입 할 수 있다.

프리미엄과 흑맥주도 시음

일반적인 이치방시보리 말고도 프리미엄과 흑맥주도 시음 시켜준다. 프리미엄은 좀 더 특별한 맥아를 써서 아로마 향이 진하고, 흑맥주는 맥아를 볶은 후에 만들기 때문에 검게 나온다고 한다. 개인적인 취향은 프리미엄이 가장 맛있었다.

투어 기념품

시음까지 모두 끝나면 마지막에 기념품을 준다. 기린 맥주가 생산하는 크레프트비어 Spring Valley가 리뉴얼 한 기념으로 한캔 받고, 코스터도 받았다. 코스터는 원래 라인 친구추가를 해야 받을 수 있는건데, 라인 안써서 없다고 하니까 가이드 분이 그냥 하나 챙겨주셨다.

유료여서 그런지 내가 갔을 때는 커플 2그룹과 나 하나, 총 다섯명 밖에 없었다. 나만 혼자와서 그런가 가이드 분이 말도 더 많이 걸어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이것저것 질문하기도 편하고 좋았다.
단순히 설명을 듣기만 하는게 아니라, 맥아를 직접 만저보고 향도 맡고 먹어보고 맥즙도 시음해보면서 실제로 체험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
마지막에 시음을 할 수 있는건 당연히 장점. 기념품까지 생각하면 500엔 이상의 가치는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 점심

점심은 기린 공장에 있는 레스토랑 Haube에서 해결했다. 가장 클래식한 징키스칸을 주문.

런치 징키스칸. 1470엔

알아서 구워먹어야한다.

철판에 야채를 먼저 다 깔아주고 그 위에 고기를 올려서 익히면 된다.
맛은 나쁘지 않은데, 개인적으로는 10년전 쯤 삿포로 시내에서 걷다가 대충 들어갔던 징키스칸 전문점에서 인생 처음으로 먹은 징키스칸이 너무 맛있었고, 그로 인해 징기스칸의 평가기준이 좀 높아져서 그런가 이곳의 징기스칸은 그냥 평범하게 느껴졌다.


# 삿포로 공장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삿포로. 공장투어는 무료지만 예약은 필수.
공식홈페이지에서 3일전까지 예약 가능. 급할 땐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가장 가까운 전철역에서 도보 10분정도.

무료여서 그런가 사람이 많았다. 한국분들도 많이 계셨는데 가이드 자체는 일본어로만 진행된다.
투어시간은 대략 한시간.

삿포로 맥주의 생산에 있어서 특이하거나 다른점을 알려주기 보다는 그냥 역사를 알려주는 투어에 가까웠다. 공장 라인이 돌아가는 걸 볼 수 있나 없나는 그 날의 공장 가동 스케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냥 운이라고 보면 된다.

앞서서 기린 공장에서는 좀 더 실제로 체험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고 맥주 생산 과정에 대해서도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줬기 때문에, 삿포로 공장 투어의 내용 자체는 크게 기억에 남는게 없다.

투어가 끝나면 시음식! 블랙 라벨과 삿포로 클래식을 한잔씩 마실 수 있다. 술을 안 먹을 경우 일반 음료수를 고를 수 있다. 시음 할 때 가이드 분이 집에서 캔맥주를 잔에 맛있게 따르는 법과 마시는 법을 알려준다. 거품이 위에 이쁘게 올라오게 끔 3번에 나눠서 따르고 마실 때는 맥주가 거품을 통과해서 나오게 끔 마시는게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고 한다. 간닪마게 말하면 윗입술에 거품이 뭍게 마시면 된다.

삿포로 클래식은 홋카이도에서만 살 수 있다고. 개인적인 취향은 블랙 라벨이 더 진한 맛이 나서 맛있다고 느꼈다.

무료 투어로 이정도면 사실 딱히 불만을 제기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일본어를 할 줄 안다면 500엔을 내더라도 좀 더 체험과 설명이 많은 기린투어.
일본어를 못한다면 무료인 삿포로 투어를 추천한다.


# 온천

삿포로 맥주 공장역을 기준으로 남쪽에 삿포로 공장이 있고, 북쪽으로 10분정도 걸어가면 온천이 있다.
맥주를 마시고 나서 온천에 들어가도 되는 건가 싶긴하지만, 눈오는 겨울 날에 노천탕은 운치 있고 기분이 좋았기 때문에 추천. 시설이 깔끔하고 좋았다.


# 여담

카쿠니(돼지고기조림)카레. 1390엔

이왕 홋카이도에 왔으니까 홋카이도에 있는 동안에는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먹거리만 먹고 싶었다. 대표적인 먹거리 중에 하나인 스프카레. 아무 생각 없이 호텔 앞에 있었던 garaku라는 스프카레 전문점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감동을 했다.

고기랑 카레는 당연히 맛있는데 브로콜리가 내가 알던 브로콜리 맛이 아니었다. 숯불에 한번 구운 거 같은데 "브로콜리에서 이런 맛이 날 수 있다니!!!" 라고 감격 할 정도로 맛있었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 중에 먹은 것들 중에 원탑. 홋카이도 여러 곳에 가게가 있는 거 같으니 길을 걷다 보이면 들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