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살메르는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사막도시로 골든시티 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진 곳이다.

이곳은 한국인들에게도 아주 유명한 곳으로 대부분이 쿠리사막 투어를 목적으로 온다. 인도의 많은 도시들 중에서도 특별한 느낌이 드는 작은 도시. 사막 말고는 그냥 도시와 성을 둘러보는 것 말고는 크게 볼 거리는 없다.


#자이살메르 시내

역에서 내리자마자 이미 사막 도시 같은 풍경이 반겨준다.

호텔 포티야로 알려진 한국인 전용 숙소. 인도의 여느 한국인 전용 숙소처럼, 옥상이 식당이며, 왠만한 한식 메뉴는 다 팔긴 하는데 음식 나오는 속도가 한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일정이 빡빡하다면 다른 곳에서 먹는 것이 낫다. 모한이라는 네팔인 요리사가 김치도 담그고 본인은 채식주의라 먹지도 못하고 먹어 본 적도 없는 양념치킨을 만들고 있었다. 죠드푸르가서 한국인이랑 같이 게스트 하우스 오픈 할 거라고 했는데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아마 지금은 여기서 일 하고 있지 않을 듯 하다.

주인장의 이름은 호텔 이름대로 포티야인데, 누가 가르친건지 남자한테는 누구한테나 형님형님 하는게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편했다. 한국어도 조금 할 줄 알아서 모르는 거 있으면 잘 알려준다. 사막 투어에 가져갈 닭고기 부탁하면 준비 해 준다. 인도에서 한국인 동행을 구하고 싶으면 여기서 구하는 것도 괜찮다. 여기 말고 한 곳 더 한국인용 숙소가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다음 행선지는 죠드푸르, 우다이푸르, 델리, 혹은 더 북쪽의 레 정도로 압축 할 수 있다.

자이살메르에 있는 성. 인도의 많은 도시들에 성이 있는데 다른 성들을 이미 많이 봤다면, 이 성 안에 들어가도 딱히 크게 볼 거리는 없다.


도시 가장 높은 곳에 성이 있기 때문에 도시의 전경을 보러가기엔 좋다. 도시 밖에 사막이 펼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도하면 라씨가 빠질 수 없는데 지역마다 라씨의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가능하면 꼭 어느 곳에서나 라씨를 찾아 먹었는데 뱅 라씨라는 건 여기서 처음 봤다. 뭔지 물어봤더니 대마라고 한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정부 허가 받았다고 한다. 뱅 라씨는 안 먹어서 맛이 어떤지 모르지만 (뱅 쿠키도 판다) 망고 라씨는 아주 맛있었다.

인도 기준으로 거리는 깨끗하고 사람도 많지 않은 편이었다.

아이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놀고 있는 모습.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종종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을 받는다. 그냥 렌즈로 찍힌 자기 모습이 다들 보고 싶은 모양이다. 찍어서 보여주면 다들 좋아한다. 휴대용 사진 인쇄기가 있었으면 인화해서 줬을텐데 그러지 못한게 조금 아쉽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수하게 찍힌 모습을 보고 싶어서 찍어달라고 하지만, 간혹 자기가 찍어 달라고 해놓고 모델료로 돈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돈을 줄 필요는 없다. 난 그런 상황에선 내가 프로 카메라맨이라서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라 당신이 나한테 돈을 내야 한다 라고 반격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경우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는다.


#쿠리사막

쿠리사막으로 가기 위해선 자이살메르에서 버스를 타고 다른 마을로 가야한다. 네팔이나 인도나 버스 안에 사람이 꽉차면 버스 위에 올라타서 짐들을 붙잡고 간다. 크게 위험하거나 그런건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짐들에 기대서 느긋하게 갈 수 있어서 미어터지는 버스 안 보다 낫다고 느꼈을 정도. 단 중간 중간에 나무 밑을 지나가는데 그 때 조심해서 머리를 숙이지 않으면 나뭇가지에 맞는다. 난 진행 방향이랑 반대쪽을 보면서 일행들이랑 얘기하고 있었는데 다들 갑자기 머리를 숙이길래 "뭐지?" 하는 순간 나뭇가지가 뒷통수를 강타 했다. 말이라도 해주고 숙이지 라고 하기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가는 도중에 과자 배달하는 미니 트럭이랑 살짝 접촉이 있었다. 길이 좁다 보니까 서로 지나가다가 살짝 긁은 정도로 아주 아주 경미한 접촉이었다. 우리가 탄 버스엔 기사랑 차장들이 2~3명정도 있었다. 처음엔 그 사람들이 다 내려서 트럭 운전사랑 얘기하는가 싶어서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전사를 끌어내리더니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버스랑 크게 상관 없어 보이는 사람도 갑자기 합세해서 벨트로 체찍질을 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사람이 맞고 있으니 말리러 내려갔는데, 버스 관계자들은 우리에게 웃으면서 괜찮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그러고 있는 와중, 어떤 사람이 갑자기 짱돌을 들고 트럭 앞으로 다가왔다. 힌디어라 알아 듣진 못했지만, 그 사람을 본 트럭 기사는 울면서 트럭만은 부수지 말라고 비는 거 같았는데, 그런 그를 앞에 두고 짱돌을 들고 온 사람은 트럭 앞유리에 짱돌을 던졌고, 트럭의 앞유리는 깨졌다. 그렇게 상황은 종료 되었고 버스와 트럭은 다시 서로의 갈 길을 갔다. 정황상 트럭이 제대로 피하지 않고 무리하게 가려다가 버스를 긁었고 그 대가로 트럭 운전사가 얻어 맞고 앞유리를 부수는 것으로 암묵적인 합의가 된 거 같은 느낌이었다.

버스에서 내리면 아르준 페밀리의 할아버지가 먼저 다가온다. 외국인들은 다 사막 투어를 목적으로 오는 거라서 그쪽에서 먼저 버스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서 나와있다. 인원이 많을 수록 가격 흥정 하기가 쉬운데 우린 여섯명이었고 한명 당 400루피로 합의를 봤다. 낙타가 준비 되는 동안 아르준 페밀리 집 안에서 짐 정리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원한다면 맥주랑 물은 따로 구입 할 수 있다.

밤에 잘 때 사용할 이불을 쿠션으로 만들어서 앉기 때문에 딱히 아프거나 불편한건 없었다.

이런 식으로 낙타를 끌어주면서 간다. 낙타꾼들 중엔 어린이들도 있었는데 나이를 물어보니 13살과 11살이었다. 너무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이때도 이미 6년 경력의 베테랑이었다.. 뭔가 복잡 미묘하면서도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야영지에 도착하면 짐 풀고 주변 구경하고 일몰 구경하고 있으면 잠자리랑 저녁을 알아서 준비 해 준다.

밥을 같이 먹진 않았다. 우선 우리 걸 해주고 난 다음에 본인들 밥을 먹는 거 같았다. 우린 치킨을 들고 갔는데 한국인이 투어를 많이 와서 그런지 무려 닭도리탕을 할 줄 알았다. 1키로 정도의 닭을 가져갔기 때문에 반은 닭도리탕 반은 바베큐로 부탁을 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차파티와 밥을 곁들여서 사막 속 별 아래에서 맨손으로 먹은 닭도리탕은 정말 놀랄 정도로 맛있었다. 설거지는 모래로 슥슥 딲아주고 마지막에 물로 모래를 씻어주면서 마무리.

밥 먹고 난 후엔 불을 둘러싸고 맥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별을 보며 잠들었다. 밤엔 제법 쌀쌀하지만 이불을 잘 덮고 자면 편하게 잘 잘 수 있다. 얼굴이 바람 때문에 조금 시려울 수 있으니 스카프 같은 걸 가져가서 얼굴에 두르고 자면 좋다.

살면서 많은 일출을 보았지만 사막에서 본 일출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조식은 달을 반죽에 넣어서 튀긴 달 프라타. 설탕이랑 꿀을 발라 먹으면 더 맛있을 거 같다.

텐트 같은 건 없고 그냥 정말로 사막에 이불 깔고 잔다. 생각보다 아주 편했다.

우릴 위해 고생한 낙타들. 한마리당 25,000~30,000 루피 정도라고 한다. 달리는 낙타는 45,000~50,000 루피. 뭔가 생각한 거 보단 많이 저렴한 느낌이다.


자이살메르의 사막투어는 크게 볼 거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이랑 함께 가면 아주 적은 돈으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사막이다 보니 아무래도 모래가 많이 휘날리기 때문에 카메라에 모래가 안 들어가게 주의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는 1박2일로 다시 자이살메르에 돌아오지만 원한다면 더 연장 할 수 있다. 투어에 만족했다면 마지막에 자기 낙타꾼에게 꼭 팁을 주도록 하자.